아...배가 등드부리에 찰싹 붙었어요. ㅋㅋ
너무너무 배고픕니다.
오늘부터는 삼시세끼를 템플에 가서 마을사람들이랑 같이 먹는데요.
신랑의 집에서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식사대접을 하는거죠.
내친구 그륀더의 결혼식은 7 Days Wedding 이에요. ^^
7일간이나 도데체 뭘하냐면...흠흠
3일간 동네 시크교 템플에서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음식을 제공하면서 잔치가 시작되고 4일째 결혼식, 결혼식이 끝난 후 3일간 리셉션이라고 해서 또 먹고 춤추는 파티.
7일내내 동네잔치인거죠 한마디로 ㅎㅎ
자, 그럼 주린배를 채우러 템플로 가보실까요?
시크교의 템플에 갈때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머리카락을 감추어야해요.
이모님 한분의 스카프를 빌려쓰고 밥먹으러 갑니다~~
템플 안이에요. 바닥에 다들 벗어놓은 신발들 보이십니까?
머리를 터번이나, 두건, 스카프로 가리는 것 이외에 또 하나의 규칙은 신발 NO!!
템플안에서는 맨발이되어야해요~~
첫날 사람들의 발을 보고 참 거칠구나..잘 안씻나? ㅋ
생각했는데 이렇게 맨발로 막돌아다녀야하니 발이 보들보들 하얄수가 없더군요.
보들보들 뽀얗던 내발도 인도도착 이ㅤㅌㅡㅌ날부터는 시커멓고 말라서 뒷꿈치가 다 갈라집니다.ㅜ.ㅜ
이렇게 발끝부터 점점 인도사람이 되어가는 저입니다. 헤헷
자, 머리카락 NO, 신발 NO에 이은 또하나의 템플규칙!!
남녀노소 막론 템플에서는 땅바닥에 앉아서 밥을 먹어야 합니다.
나란히 줄지어 쭈욱 앉아 있으면 써빙하는 사람들이 접시며 물이며 음식을 나누어 주는거에요.
어느 분이 그러시더군요.
설령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아랍 어느 나라에서 왕이 와도 이 시크교 템플안에서는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이 맨발로 땅바닥에 앉아서 밥을 먹어야한다구요
템플안에서는 모든사람이 똑같이 평등하다는 거지요.
동네 아주머니 한분이 자빠티(Japati: Rotti라고도 해요)를 나누어 주십니다.
접시에 떨어뜨려주시길 기다리거나 두손을 모아 손에 떨어뜨려주길 기다려야해요.
손으로 동시에 음식을 잡으면 안된다고 하는군요.
저 동그란 밀전병같은 자빠티를 쭉 찢어서 깔대기처럼 만들어 달(갈색 콩커리)을 떠서 같이 먹는 거에요. 노랗게 카레무침 같은 컬리플라워도 맛있어요.
사실 첨엔 더럽고 개미도 막다니고 파리도 득실득실한 땅바닥에 앉아서 밥을 먹는다는게 좀 그렇더라구요? 비위도 상하고 더러운거 같고..양반다리로 딱딱한 바닥에 앉아 땅바닥에 있는 접시에서 음식 먹기가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여행자의 기본자세가 무었입니까?
있는 그대로 그나라 문화 그대로 받아드리며 오픈마인를 가지고 모든것을 경험하는것이 여행자의 기본자세가 아니겠습니까?
물론 배고픈데는 장사가 없기도 하구요. 후후
곧 마음을 고쳐먹고 감사히 한그릇 뚝딱 비우고 또 더먹었어요. ^^_^
달려드는 파리떼를 열씨미 후치면서 말이죠. ㅎㅎ
브로콜리의 사촌격인 컬리플라워가 정말 한양동이 가득 요리되어 마을사람들을 기다립니다.
꼬맹이 아가들한테도 덜어주고 떨어진 반찬 리필도 신속하게 해드리는 센쓰가 필요해요. ^^
이 써빙이 은근 힘든거있죠?
허리를 구부리고 끊임없이 바뀌는 새로운 손님들의 접시를 채워야 하고 음식이 떨어지면 또 가져다 리필하고 물도 드려야지 인도차 짜이를 원하시면 그것도 가져다 드려야지...하여튼 밥먹은 값은 톡톡히 하고 있네요. ㅎㅎ
이런식으로 하루 세끼를 결혼식 전날까진 이 템플에 와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먹는데요.
오늘 잠시 써빙을 해보더니 재미를 부치셨는지 신랑님은 내일 아침 7시까지 템플로 출근하야 아침써빙을 하겠노라 자청 했더군요. ^^;;
저보고도 같이 하자고 하는데....어어...뭐...그러던가...? 대강 얼버무렸습니다. ㅋㅋㅋ
다음날 아침, 신랑님은 새벽같이 일어나 템플로 출근하셨는데 전 마침 뜨거운 물이 안나오는 바람에 샤워를 못해서 불행? 히도 아침 써빙에는 함께하지 못한거있죠.
아....정말 같이 할려고 했었는데 말이에요~~ 히히 물이 안나오다니..이런 안타까운 일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랑님 어제 써빙좀 하셨다고 오늘은 거의 폼이 수퍼바이져수준인데요? ㅋㅋ
앉아계신 파란터번 님들은 템플의 프리스트(교회로 말하자면 목사님)이신데 이분들이 먼저 식사를 시작하셔야 마을 사람들이 그 다음으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맛있게 밥먹는 사람, 써빙하는 사람에 이어 맛나는 음식을 만들어 주시는 요리사님도 빠질수 없죠?
즉석에서 따끈따끈한 자빠티를 만들어 주시는 자빠티 요리사 아저씨입니다.
기름발라 쫙~빗어 넘긴 올빽머리에 강렬한 눈빛, 콧수염까지!! 멋쟁이 요리사아저씨 ㅋㅋ
동글동글 호빵같이 생긴 반죽을 납작하게 밀어서~~
저렇게 휘리릭~~공중으로 날려서~~(아저씨가 카메라를 굉장히 의식하십니다 ㅋ)
거의 묘기를 보여주시덴데요? ㅎㅎ
납작한 반죽을 옆에 있는 젊은 총각한테 넘기면 체크남방 총각이 저런 동그란 반구모양 위에다 올려 노릇노릇 구워내는거에요.
갓구운 따끈한 자빠티~~~음....정말 맛있어요~~
밀가루 음식 좋아하는 저는 저것만 달라고 해서 먹었을만큼 Good~~~
시크교도들은 대부분이 채식주의자에요.
인도에 있었던 10일간 고기라고는 냄새조차 맡아보지 못했지요.
그치만 야채만으로로 만들수 있는 요리들이 놀랄만큼 다양해서 고기생각은 나지 않았습니다.
전 채식주의자들은 말랐을거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의외로 뚱뚱한 인도분들이 정말 많아서 놀랬거든요? 근데 며칠 밥을 먹어보니 밀가루 음식에 야채들도 신선한 야채가 아니라 대부분 튀김옷을 입혀 튀겨내는지라 칼로리 작살!! ^^;;
거기에다가 사진에 보이는 분홍색, 하얀색 동글동글한 놈들 보이시죠?
쟤네들이 인도의 Sweets (디저트) 입니다.
단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한국사람들의 입맛에는 정말 너무너무너무 달아빠졌어요.ㅋ
단거 귀신 신랑님은 맛있다고 정말 좋아라하던데 전 4분의 1만 배어 먹어도 달아서~ 달아서~
사촌동생도 남동생도 너무 달아 싫다는걸보면 한국입맛엔 좀 너무 심하게 단듯...ㅎㅎㅎ
아침 7시부터 써빙해서 지금 거의 점심시간인데...ㅋㅋㅋ
아직도 써빙하고 있는 신랑님!! ㅋㅋㅋㅋㅋ
웃고 있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한데요? ㅋㅋㅋ
사람이 요령껏 일하다가 밥도 먹고 살짝 빠질줄도 알아야하는데..ㅋㅋ 지나치게 정직한 신랑님 아직 밥도 못먹고 죽어라 써빙만 했답니다.
이젠 동네 사람들도 이놈 이거 일 잘하네? 생각했는지 ㅋㅋ 쉬지 않고 일을 시키셔서 ㅋㅋ 빠져나올수가 없었대요. ㅎㅎㅎㅎㅎㅎ
내가 좀 구해줄까? 했더니 구해달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저~쪽에서 오빠~~~~하며 불러서 이리와 이리와 할얘기 있어~~
이렇게 슬쩍 불러내어 구해주었지요. ^___^
아...힘들어 허리아파..이제 좀 살것같다...한숨을 돌리네요. ㅎㅎ
오빠 내일도 아침 7시 출근 하는거지?
했더니
암....글쎄...뭐...Maybe Not.... 이래요. ㅋㅋㅋㅋㅋ
오늘 힘들긴 힘들었나봅니다. ㅎㅎ
우리꽁무니만 졸졸졸 ㅤㅉㅗㅈ아다니는 우리 껌딱지 동네 아이들이랑도 한장,
설거지 하시는 아주머니들이랑도 한장,
설거지도 비눗물에 한번 담궈 더러운거 대강 씻고 그 옆의 조금 덜 더러운 물에 한번 헹구면 끝!
이런거 꼼꼼히 보고 기억하면 인도서 밥 못먹습니다.
그냥 그런가..하고 넘기고 될수 있으면 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떻게 헹구어 지는지는 모르는게 약인거지요. ㅎㅎ ^^;;
설거지까지 열씨미 도우시는 신랑님!!
동네 아줌마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겠죠? ㅎㅎ
인도에서 먹는 밥값은 톡톡히 하고 있는 우리..........아니 신랑님이에요. ㅋ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손님으로서가 아닌 같은 마을 사람으로 같이 먹고 같이 웃고 같이 도우면서 낯선곳을 알아나가는것이 여행의 참맛인것 같아요.
공짜로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많이 나서서 동참하면 여행이 더 뜻깊어지는 법!!
멀리서 보기만 하는 방관자로써의 여행이 아닌 직접 속에 들어가 겪어 보는 경험자로써의 여행을 하자구요!! ^__^
by 인도월드 write by 김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