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 100배 조지기> - 인도의 CGV 조지기
고정관념, 편견, 흑백논리, 아집, 그리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우리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스페셜 스킬들이다. 한국인뿐 아니라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스킬이겠지만, 한국인들은 이 스킬들에서 특히 높은 능력치들을 보인다.
‘인도인들은 느리다.’ 라는 표현을 자주 접한다.
인도를 미화하는 글에서나, 인도를 잠깐 보고 간 여행자의 입장에서, 혹은 인도를 티비나 책 같은 대중매체에서 보여주는대로 받아들인 사람들은, 인도사람들이 당연히 느리다고 생각할 것이다. 필자 역시 여행자의 입장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손님의 입장에서 인도색기들을 볼 때 정말 느리고 답답하기 그지없다. 인도색기들은 자기들한테 이득이 없는 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느리고 여유롭기 때문이다. 표를 끊어주는 사람들이라던가, 버스의 운전기사라던가, 상점의 상인이라던가, 학교의 선생님들조차도 자신에게 이득이 없는 한 천천히, 느리게, 여유롭게 행동한다. 여행자들이 볼 수 있는 인도인들은 한계가 있으므로, 인도인들을 당연히 느리다고 생각할 수 밖에.. 그러나, ‘디레디레(천천히)’는 도시속 인도인들에게는 상관 없는 말이다. 시간에 쫓기며, 자신의 이득을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도시속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을 탈 때라든지, 버스를 탈 때, 표를 끊을 때, 차를 타고 갈 때, 릭샤를 잡을 때, 심지어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질서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빨리빨리’가 대세다. 시간에 쫓겨, 돈에 쫓겨, 시간을 쫓아, 돈을 쫓아, 누구보다 서두르는 도시속 인도인들. 인도인들조차 자신들을 인내심 없는 인도인, 성격이 급한 인도인들로 표현한다. 생각해보면. 우리 역시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일에서는 서두르며, 우리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일에서는 여유를 부리고 있지는 않은가. ‘인도인들은 느리다’ 라는 표현은 인도의 한 부분만 본 사람들의 성급한 일반화 오류이거나, 우리 한국인들의 또다른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일지도 모른다. 알았다. 쓰잘데기 없는 말 그냥 나불대고, 이 글의 주제인 인도의 CGV,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대해서 조져보도록 한다.
한국에 CGV, 메가박스가 있다면, 인도 델리에는 PVR, 사티얌이 있다. 그밖에도 M2K, G3S, WAVE, BEMBOS 등 최신식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그 중 PVR 시네마는 많이 들어보셨을 거다. 코넛플레이스, 사켓, 시티워크, 리볼리, 쁘리야, 나라이나, 비카스뿌리, 프라산트비하르, EDM 등등, 번화가 속의 명당 한가운데 PVR 시네마가 있다. 요금은 150루피(텍스포함), 프리미어시트는 200루피다. 좌석은 엉덩이를 뒤로 바짝 끌어내면 150도정도까지 기대셔서 편안하게 보실 수 있고, 가운데 음료수놓는 것을 치우면 커플끼리 어깨를 기대고 볼 수도 있다. 영화관 내에서는 금연이고, 라이터, 칼 등 위험물질들은 반입이 불가능하다. 큰 가방 역시 반입이 불가능하므로, 영화관 밖에 맡기셔야한다. 카메라도 못가지고 들어간다. 영화관은 특히 검문 검색이 심하다. 인도는 사람이 모여있는 장소라면, 어디든지 폭탄테러 위험이 있으므로, 이렇게 안하면 진짜 클날수도 있다. 여름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고, 겨울에는 히터 또한 빵빵하다. 시트 역시 나름 깔끔하고, 자리 또한 편하다. 영화는 중간에 휴식시간이 꼭 있는데, 이때 팝콘이랑 콜라 콤보 하나 조지셔도 좋다. 근데 중간에 인도인들이 엄청나게 몰리므로, 첨부터 사고 들어가시는 게 편할 듯 하다. 팝콘+콜라2 콤보가 150루피, 나초+콜라2 콤보가 200루피로 기억한다. 영화관에서 팝콘과 콜라가 빠질 수는 없지만, 영화값이랑 맞먹는 음식값에 구입을 망설이게 된다. 시트는 자리가 정해져있고, 재미있는 영화를 좋은 자리에서 보시기 위해서는 며칠전에 직접 가서 예약을 하시거나, 모바일, 홈피를 이용해 예약하셔야한다.(단, 신용카드 결제만 가능하다.) 아침, 점심시간에는 인도인들이 많이 오지 않으니, 조조를 이용하시는 것도 좋다. 12시 이전에 영화를 보실 경우 30루피 할인받으실 수 있다.가끔가다 택스프리(Tax Free)영화들이 상영된다. 지금은 따레자민빠르가 택스프리인데, 이 영화들은 30루피 싸게 보실 수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인도인들은 그제서야 입장을 시작한다. 필름이 돌아가고 있는데도 개의치 않고 스크린앞을 왔다갔다 거린다. 자리찾아주는 색기는 관객들의 눈들을 향해 후레쉬를 비추기도한다. 필자같은 경우, 영화를 볼때 이러면 집중이 안돼서 짜증을 많이 내는편인데, 짜증나도 참고 보자. 10분정도 후면 진정이 된다. 인도인들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올 때 주로 밤에 오는데, 집에서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온다. 이런 인도인들 사이에서 자칫 초라해질 수도 있으므로, 깔끔한 옷을 입고 가는 편이 좋다. PVR과 더불어 사티얌이라는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있다. 네루플레이스, 자낙플레이스, 파텔나가르에 있는데, 영화값은 175루피, 다른 조건들은 대체로 PVR과 비슷하다. 델리의 이런 멀티플레스 영화관에서는 외국영화들도 자주 상영된다. 하지만, 인도 발리우드 영화에 밀려 일주일~이주일정도밖에 가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아라한장풍대작전과 괴물도 일주일만에 내려간 사례가 있다. 10루피, 20루피 인도 서민 영화관들도 매력있지만, 하루정도 깔끔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시원하게, 오붓하게 영화를 조지시는 것도 델리는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13/03/08 락쉬만. http://cyworld.com/babokilk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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