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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함께춤을

인도 타타 자동차, '영국의 전설' 삼키다

인도 타타 자동차, '영국의 전설' 삼키다

2008년 3월 27일(목) 12:07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윤현 기자]영국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인도의 타타 모터스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인도 최대의 자동차회사 타타는 한국 시각으로 26일 "미국 포드에 23억 달러를 지불하고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공식 발표했고 BBC,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도 이를 보도했다.

지난 1월부터 본격적인 인수 협상을 벌여왔던 타타는 대부분의 인력을 고용승계하고 영국의 설비공장을 계속 유지하겠는 조건을 내세워 인수에 성공했다.

'영국의 전설'을 손에 쥔 인도

타타가 재규어와 랜드로버 인수를 발표하자 영국 언론들은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두 브랜드가 새 주인을 찾았다"고 기뻐하면서도 "인도 기업이 영국의 전설(UK legends)을 삼켰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때는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였지만 이제는 영국이 자랑하는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를 인수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격세지감'을 표현한 것이다.

포드는 지난 1989년 재규어를 25억 달러에, 2000년에는 랜드로버를 27억 달러에 인수했다. 그러나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인수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매각하고야 말았다.

외신들은 그동안 포드가 두 브랜드를 살려내기 위해 50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는데도 결국 이 같은 막대한 손실을 견디면서까지 매각을 결정했다는 것은 포드의 재정적 어려움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로 분석하고 있다.  

소형 승용차와 상용차를 주로 생산해왔던 타타는 올해 초 240만원의 저렴한 소형차 '나노'를 선보이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수한 인도 타타 모터스의 라탄 타타 회장
ⓒ TATA


재규어와 랜드로버, 부활할 수 있을까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손에 넣은 타타는 이로써 미국과 유럽대륙 진출을 통해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타타 그룹의 라탄 타타 회장은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우수한 기술과 인력들이 타타 모터스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두 브랜드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고유의 정체성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타타의 경영능력으로 과연 '브랜드 가치는 높지만 이익을 내기는 힘든'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을지 물음표를 남겼다.

이에 대해 라틴 타타 회장은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고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수한 것"이라며 "더 나은 차를 개발해 BMW나 아우디 같은 고급 브랜드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과연 타타라는 새 주인을 등에 업고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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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 yoonys-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