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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대한관찰

선물은 주는순간 선물이 아니다.

'*경'이가 예전에 한 강의를 듣고 와서 해줬던 이야기가 떠올라 이렇게 적어본다.

  군대에 있다보면 외박 혹은 휴가 따위의 출타를 갔다오면 으레 사람들은 서로를 위한 선물(동계에는 장갑, 비니 등이고 거의 필수적으로 담배가 있다.)을 사오거나 사오라고 부탁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으례 그런양, 사오고 또 사다준다. 그러다보면 이런말이 오고갈때가 있다.

"야, 지난번에 내가 갔다오면서 니 선물 사왔잖아."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정말 절실하게 생각난다. 선물은 주는순간 선물이 아니다. 참 슬픈 현실이다. 왜 우리는 선물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것을(品) 주면서 서로에게 다시끔 그걸 핑계로 요구하게 되는 것일까? 이건 비단 전우(戰友)들 사이에서 뿐이 아니라 연인(戀人)들 사이에서도 볼 수 있다. 필자의 겨우는 선물이고, 기념일이고 별로 잘 챙겨주지 못하는 사람인지라 거의 신경쓰지 않았지만, 주변 친구들에게 '지난 기념일때(혹은 생일때) A를 사줬는데 내 기념일(혹은 생일)때는 겨우 B를 사주더라'따위의 말을 듣다보면, 저들은 사랑하기에 교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선물을 주고받기 위해 물질적인 필요에 의해 교제하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필자 또한 교제를 할때 선물을 주고 다음 기념일때 꽤나 기대한 적이 있었다. 참 생각해보면 바보스럽기 그지없다. 선물을 줄때는 그저 웃는모습 한번 보는것조차 즐거웠는데, 왜 나중에 가면 그게 뭐 그리대단하다고 다음에 내게 돌아올 것을 기대하게 되는가?  
  처음 줄때는 그저 받은면 좋아하겠지라는 막연함에 선물을 건네주고서 다음을 기대할까? 금전적인 것이어서 그런걸까?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금전에 대한 개념이 없이 모든걸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세상이라면?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 보통 선물을 줄때 가장 처음하는 생각은 '필요할까?' 이고 다음은 '있을까?', '좋아할까?', '싫어하려나?', '다른사람이 더 좋은걸 주면어떻게하지?' 등일거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서로 모든걸 소유한 상태에서는 어떤 설물을 줘도 시큰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 진실로 정성이 들어간 선물이 만들어지려나? 적어도 금전에 얽매여 퇴색되어버리는 선물보다는 좋을 듯 싶다.
  한번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이 정성을 들여 만든것을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떻까? 조그마한 것이라도, 비록 실속이 있지는 않아도, 선물을 주는 의미와 선물을 받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만드는 것은 조그만 것이라도 진정한 선물의 의미와 함께 소중한 마음까지 담겨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덧,
  내부순환도로를 뛰다가 문뜩 생각이 나버렸다. 오늘도 한번 지줄거렸는데 얼마나 이상한지, 쩝. 선물 참 오묘하다.
*덧,
  선물[膳物]
    [명사]남에게 어떤 물건 따위를 선사함. 또는 그 물건. ≒물선(物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