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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읽은느낌

미크로 코스모스<Mikro kosmos>

저자 : 아스카 후지모리
옮김 : 홍은주
출판 : 문학동네

  '렛츠리뷰'를 통해 받게된 두번째 책 <<미크로 코스모스>>는 일본 역사에 입각하여 쓰여진 소설이다.
이번 리뷰는 구차한 줄거리는 생략하고 쓰려는 참이다. 사실, 그 줄거리 이해를 잘 못하겠어서 포기했다.  그래 어찌되었든 한번 지줄거려 보겠다. 너무 큰 돌을 던지는 건 좀 봐달라.

  원래는 병원에서 입원해 있는 기간에 읽으려고 했지만, 수술이 뒤로 밀리는 바람에 집에 배달시킨 책을 휴가때 가지고 와야하는 수고를 더해야 했다. 그 수고를 더해가며 처음 접한 책은 유혹하기 딱 적당한 빨강색에, 뭔가 고집있는 꼬마아이가 붉은 넥타이를 차고 깊게 패인 다크서클로 얼굴을 휘감으며 그에 어울리지 않게 인형을 들고 서있는 모습이다.  
  정체모를 프랑스 작가가 일본 필명을 써가며 일본의 역사를 갖고 들썩거린 이번 책은 조금, 낮설었다. 원체 일본소설을 재미있게 읽지 못하는 나의 탓도 있지만, 기대를 크게 가졌던 것도 한껏 더했다. 오죽하면 책 뒤에 나온 독자 '아','스','카'의 리뷰는 뭐랄까, 우리내 댓글 순위매기기 정도의 장난을 치는 독자들의 리뷰라 생각했지만, 책을 다 읽은 뒤에 접한 그것들은 작가와 출판사의 시시껄렁한 협작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시대는 대략 메이지 유신 때정도로 봐야하나? 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얇팍한 역사관으로 함부로 소설을 찔러보기는 힘이 들어 그냥 그쯤이겠지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자 한번 얇팍한 줄거리를 소개해보자.
  진짜 소가로 부터 술기운에 얻은 '소가'라는 가문에 힘을 얻어 '땜장이'에서 한껏 음기를 내뿜는 여인을 얻어 나은 '소가'가문의 최고 천재가 소설의 주인공(이하 소가)이고 그 주인공 또한 어머니의 영향인가, 어릴적 친구 동생과 먼 미래를 약속하신다. 그리고 그 신부는 오히려 결혼후에는 어설픈 애무초차 받아보지 못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몰리고, 소가는 로리타(?)라는 의혹을 받으며 한 사령관밑에서 일하다 그 사령관을 쳐버린다. 그리고 그 뒤로는 정신병자도 되었다가, 공주의 절대적인 적으로 등장하고 그 뒤로는 히로시마 원폭에 휩싸여 먼지로 화화신다. 허나 그가 먼지로 되었는지 혹은 살아있는지에 대한 확답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음기가 충만하신 어머니를 뒤에서 몰래 지켜본다는 느낌조차 든다.
  이것이 내가 이해한 줄거리의 한계이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은 힘들여 써주고 싶은 생각도 없고, 힘겹게 노력해 보고픈 생각도 없다. 오히려 휴가때 애써 들고온 나의 팔이 불쌍할 뿐이다. 그 불쌍한 팔 님덕분에 내 손가락님이 고생하면서 줄거리에 입각한 방식이 아닌 글에 대한 느낌에 대해 한번 써보려고 한다.
 
  <<미크로 코스모스>>(이하 '미코')와 내가 '딜도'님께(개인적으로 부르는 별명이다. 남성이고. 내 후임이다. 단지 이름이 그럴싸하게 불려서 이렇게 부를뿐 다른 의도는 없다.) 선물받은 '김훈의 <<남한산성>>'과 비교해보면 '미코'는 작가가 제 3자에게로 들은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풀어서 설명한 것이고 '남한산성'은 김훈이 직접 그 뒤를 따라다니며 기록한 내용이라는 느낌이다. 김훈의 소설들을 읽어보면 현란하고 아름다운 묘사로 인해 잔인한 장면조차 미화시킬정도로 그 묘사의 농도는 짙다. 하지만, 후지모리의 묘사는 마치 공포체험을한(귀신을 봤다거나, 귀신과 싸웠다는 것들)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체험가의 실감나는 오싹함이 빠진, 그저 삼류의 어정쩡한 공포이야기가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다.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책의 마지막 살인사건에 대한 복선은 중간중간에 깔아주어서 그다지 당황하지 않게 해주었다. (정말이지, 성욕을 뿜어내지 않는 그가 어린아이를 몰래 데리고 갔다는 부분에있어 갑작스런 등장과 수상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마케팅 적으로 생각했을때, 이 책의 독자 후기는 매우 잘 짜여졌다. 그리고 적절한 색감과, 휴대하기에 좋은 그 크기, 그리고 약간의 매니아층이 말하는 전작에 대한 후작의 기대감. 그리고 표지 삽화는 정말 잘 그렸다. 몇몇은 붙어있는 그림인줄 알고 때려고 했으니 말이다.

  이걸 끝으로 리뷰를 마친다. 왜일까... 이건 일본 소설 특유의 허전함이 느껴지지도, 긴장감이 느껴지지도 그저 무료한 기분만 드는 별로 유쾌하지 못한 소설이다.
나의 리뷰에 돌을 던질 분들. 던지세요. 이번에는 아무군소리 않고 맞아드릴께요. 예. 상당히 대 충 대 충 읽었습니다. 예. 왜일까.
대 충 읽어도 된다는 이 느낌은. 관심이 적어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