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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대한관찰

숟가락-sp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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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토 공유라고 떠서 그냥 가져와서 변경

숟가락 - 둥글 넙적하고 뒤집힌 인생 이야기.

 
이야기는 오늘 나가기 시작한 아르바이트에서 시작된다.
음식점 류의 아르바이트가 그렇듯, 아침이나 저녁에 숟가락, 젓가락 등을 세팅하게 된다.
먼저 잘 씻기고 삶은 녀석을 마른 행주나 수건으로 닦아주게 되는데, 이건 그때의 이야기다.

숟가락을 닦다 보면 고놈이 나를 빤히 비춰준다. 그것도 저질스럽게 비춰준다. 평면거울이
좌우를 뒤집어서 비춰준다면 숟가락은 위 아래를 뒤집어 버린다. 위 아래가 뒤집힌 나를 보고
있자니 어질어질하다. 똑바로 바라보는 것도 힘든데 뒤집어 보기라. 용기 내서 다시 들여다 본다.

뒤집힌 세상 속의 나는 관자놀이가 움푹 패여 있다. 얼굴의 형상은 그저 사람이었구나 하는 정도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뒤를 살필 때면 오리려 관자놀이가 팽창된 상태로 있다. 그는 중용을 모르는 자다.

중용을 모르는 그는 세상을 쉽게 본다. 어느 누구처럼 어렵게 이것 저것 측량하지 않고, 그냥 흑/백의
두 단면으로 본다. 참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주관은 매우 저질적으로 명백하다.

어안(魚眼)처럼 둥글게 보는 것도 잠자리의 홑눈처럼 여러 개로 보이지도 않고 그저 흑/백으로 보는 숟가락. 여러모로 편하겠군. , 당신이 싫다는 건 아니야.

그래도, 숟가락이 평평하면 재미 없겠지? 울트라맨 놀이도 못하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