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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대한관찰

[기사]핵심브랜드 집중, 공격 마케팅으로 승부수

핵심브랜드 집중, 공격 마케팅으로 승부수


■ 리서치인터내셔널-AT커니가 권하는 불황기 전략

1 방어하지 말고 공격하라

2 여러곳에 분산투자 말라

3 불경기는 효율성 점검기회

4 가격 결정방식 바꿔보라

5 서비스 직원을 해고 말라


“불황은 경쟁자에게 KO 펀치를 날릴 절호의 기회다.”

에드워드 롤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공격적 마케팅을 벌여 불황기에도 성장을 모색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경기 침체로 소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불황이 찾아왔다고 소비자들이 쇼핑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다만 ‘가격’과 ‘가치(value)’에 더 민감해질 뿐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런 시기에 경쟁자의 허점을 파고드는 ‘공격’ 전략과 핵심 브랜드에 대한 ‘집중’ 전략을 통해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마케팅 조사회사인 리서치인터내셔널과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AT커니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7, 28호에 기고한 ‘불황 극복을 위한 마케팅 전략’의 핵심 내용을 5가지로 요약한다.

○ 불황일수록 공격적 마케팅이 먹힌다

전문가들은 불황일수록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디어 리서치 회사 밀워드브라운의 나이절 홀리스 이사는 “경쟁자가 광고비를 줄일 때 광고비를 늘리면 브랜드 파워를 키울 수 있고 호황이 와서 시장이 성장할 때 큰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대공황기 켈로그는 광고비를 유지한 반면 경쟁사인 포스트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이로 인해 켈로그는 이후 50년 이상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다.

다만 경기 침체기 소비자들은 정서적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에 이들을 어루만져 주는 광고가 큰 효과를 낸다. 정유회사인 로열더치셸은 불황기에 ‘타이어 공기압을 적정하게 유지하면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캠페인을 벌여 소비자의 어려움을 공감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확산시켰고 이를 토대로 성장을 거듭했다.

또 공격적 인수합병(M&A)도 효과적이다. 오효성 리서치인터내셔널 대표는 “성공적인 기업들은 불황기에 더 많은 기업을 사들였다”며 “월마트는 대형마트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했던 1990년대 공격적으로 기업을 인수해 역사상 가장 높은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 집중할 분야는 핵심 브랜드

경기 침체기에는 여러 브랜드나 제품에 분산투자하는 것보다 핵심 브랜드와 제품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 브랜드의 여러 기능을 강조하기보다는 핵심 가치를 정해놓고 이를 집중 홍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02년 불황기에 글로벌 기업인 유니레버사의 아르헨티나 법인은 여러 세제 브랜드 가운데 ‘스킵(SKIP)’에 집중 투자했다. 이 회사는 또 가격 할인을 지양하고 대신 제품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작은 패키지를 개발해 고객 가치를 높이면서도 수익성을 향상시켰다.

○ 마케팅비 효율성 제고

불황은 마케팅 비용의 효율성을 점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적절한 매체에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는지,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 집중 점검해야 한다. 또 과도한 제품 포장을 간소화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오 대표는 “기업들은 마케팅 비용을 더 들이지 않고도 효율성을 10∼20% 높일 수 있다”며 “불황기에는 더 좋은 조건으로 광고비 협상에 나설 수 있는 만큼 관행적으로 집행했던 예산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가격 전략 수정

불황기에는 전통적인 가격 결정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다. 보통 판매자가 가격을 제시하면 구매자가 선불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다. 그러나 이 외에도 수많은 가격 결정 방식이 있다.

예를 들어 경매처럼 구매자가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도 있고 식당에서 팁을 주는 것처럼 구매자가 원하는 만큼 후불 형식으로 돈을 낼 수도 있다. 또 불만이 있으면 판매자가 환불이나 보상을 해주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와 함께 소비자를 세분해 경제 여건과 상관없이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고객 집단을 집중 공략하거나,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만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심태호 AT커니 파트너는 “웅진코웨이가 정수기 선불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후불 임대 형태로 전환했던 것처럼 가격 정책을 바꾸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선불 판매만 고집하지 말고 불황기 고객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다양한 가격 전략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 고객 접점 혁신

경제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고객과의 접점 역할을 하는 영업 및 서비스 직원을 해고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고객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고객 정보도 제대로 얻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무차별적인 인원 감축보다는 고객 응대 방식이나 영업 전략을 재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T커니는 이를 위해 △고객 욕구 파악 △고객 세분화 및 브랜드 속성 정의 △전반적 서비스 운영 현황 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원주 AT커니 파트너는 “한 은행은 고객들이 어떤 기준으로 금융회사를 선택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한 후 이를 토대로 최적의 서비스를 설계한 결과 고객 유지 비율을 과거보다 3배 수준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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