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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대한관찰

사과 반쪽

사과 반쪽 나눠 먹기

아는 분의 블로그에서 싸움을 말리면서 심한 심적 갈등을 느끼셨고, 그 결과 인간이 덜 되었다는 결론에
댓글을 달다가 문뜩 생각나서 이렇게........잡설을 합니다~

  40km 행군을 하다보면, 물도 물이지만 단것이 먹고 싶어진다. 물론 먹고나서는 후회하면서 물을 찾지만 말이다. 그럴때 갈증을 달래주면서 동시에 단것의 느낌까지 충족해 주는것이 있다. 바로 사과.(물론, 산에 갈때는 오이도 애용하지만 여긴 군대고 구하기 힘들다. 그나마 사과는 보급이 나오지만, 내가 아는 어느 부대도 오이를 통짜로 보급해 주지 않는다.)
  보급 받은 사과를 안먹고 숨겨놨다가(이렇게 말하면 치졸해 보일지 몰라도 -_-; 갔다오신 분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방독면 가방에 잘~ 넣어서 행군에 동참 시켰다. 물론, 전일 보급나온 '맛스타'분들도 동행하셨다. 이번 행군떄는 다른 먹을 거리는 추진하지 않고 그냥 단순히 맛스타 4캔, 물 충만한 수통, 사과 한개로 랄랄라~ 했다.(사실....추진비가 없어서.)
  지금까지는 단순한 준비사항일뿐.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

  행군을 시작한지 4시간 30분이 경과한 후에 슬슬 목이 마르기 시작했다. 이때 생각난 것은 달콤 시큼한 사과!
방독면 가방에서 사과를 꺼내들고 청결하게 씻겨준 뒤에 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사과한개를 처음 베어물기가 너무 힘들다.
라는 생각이 들어, 사과를 반으로 쪼갰다. 그뒤 내 코를 타고 흐르는 상큼한 사과향이란~ 비쩍 마른 입안에 침이 돌았다. 그와 동시에 한쪽을 베어물었다. 확실히 사과는 맛좋은 과일이다. 입을 타고 흐르는 그 풍부한 과즙과 사과향이란~
동시에, 후임들에 대한 생각이 머리속을 휘집고 갔다.

후임들도 먹고 싶겠지? 이놈들 눈치 보느라 사과 챙길 생각은 하지도 못할텐데....... 아아아아아아 어떻게 할까.......

짧은 시간동안 엄청난 고민을 했지만 결론은 주자!
그 복잡한 생각은 들춰보면, 혼자 먹을까? 후임을 줄까? 말까? 혼자 한개 다 먹어도 만족도가 한계효용을 넘어서진 않고, 그렇다고 그 근처도 못가지, 그럼 배는 부른가? 아니 부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느정도의 만족감을 느낄 것인가? 100%의 만족도로 생각하면 사과 하나가 주는 만족도는 반개가 주는 만족도와 비슷한 것이고 오히려 뱃속에 무언가 들어가 가득하다는 느낌에 행군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한개와 반개의 차이는 기쁨이 지속기간, 한개를 먹어도 행군 전체 길이에 비하면 별로다. 그렇다면 별 효능 없이 한개 욕심부리면서 처먹지 말고 나눠서 잠시간의 기쁨이라도 같이 즐기자 라며 -_- 나눠줬다. 후.. 하지만 역시나 주면서 아쉬운 마음은...쩝쩝쩝..
  이러나 저러나 잘 나눠 먹고 웃는 모습도 봤으니 그걸로 오케이다 -_-

뭐~ 아쉬운 마음 백만번 가져도 또 이짓 할텐데...쩝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