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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울타리/일반

지난해 33억만병 소비… 역대 최고치

 

http://news.media.daum.net/economic/finance/200803/07/herald/v20256327.html

지난해 33억만병 소비… 역대 최고치



샐러리맨 김재영(44) 부장은 요즘 소주 마니아가 다 됐다. 직장 동료나 친구를 만날 때면 가급적 가볍게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주점을 찾는다. 그는 부서 회식도 1차로 끝날 수 있는 한식당을 선호한다. 한식당에선 큰 돈 들이지 않아도 저녁식사를 겸한 소주 파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부장은 주변으로부터 종종 짠돌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그러나 김 부장이 처음부터 소주파는 아니었다. 그도 얼마전까지는 고급 위스키를 즐기던 소문난 기분파였다. 김 부장이 소주 마니아로 변신한 주된 이유는 돈 때문이다. 살인적인 고물가 때문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김 부장처럼 고물가 때문에 소주를 즐기는 짠돌이파 주당이 많아졌다. 이 때문에 소주 소비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1만원 안팎이면 돼지삼겹살을 안주 삼아 술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소주는 고물가 시대의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서민의 술’로 통하는 소주 소비는 벌써 3년째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해 대한민국 국민은 1인당 소주 69병을 마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고물가 행진을 계속하는 올해 들어선 소주 소비 상승곡선이 전년에 비해 무려 4배 가까이 높았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기록이 깨질 것이란 게 주류전문가의 관측이다.

살인적인 고물가와 경기불황으로 타들어가는 속을 소주로 달래려는 서민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한주류공업협회의 소주 판매동향 자료를 보면 이 같은 변화를 직감할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현재 2억7400만병의 소주가 소비됐다. 전년보다 5.34%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1월 2억6000만병, 1.5% 증가)보다 증가폭 대략 3.5배 높은 숫자다.

진로의 ‘참이슬’(참이슬 후레쉬 포함)은 이 기간 1억4000만병을 마셨다. 1년 전보다 5.4% 늘어난 물량이다. ‘처음처럼’(두산)도 전년보다 20.6% 늘어난 2888만병을 마셨다. ‘참소주’(금복주)는 2654만병(8.6%증가), ‘숲속에서 맑을린’(선양) 973만병(27.6%), ‘시원한 청풍’(충북소주) 170만병(97.4%) 등이다.

연도별 소주 음주량은 2001년 28억1012만병, 2003년 29억2416만병, 2005년 30억5014만병, 2007년 33억1950만병이다. 올해는 소주 소비가 35억병을 약간 상회할 것으로 업계는 점쳤다.

헤럴드 경제,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