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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울타리/일반

Radiohead의 판매 전략 - 트랙백

원 : http://southstep.egloos.com/tb/1644726

얼마전에 Radiohead가 앨범 전체를 듣어달라는 이유로 곡별로 mp3를 팔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었는 데, 이 양반들 정말 물건이네요. 10/1에 다음 앨범 [In Rainbows] 작업을 끝내고 선주문을 받기 시작했는데. 이 양반들이 자기네 앨범을 파는 방식이 화제에요. 현재는 자기네 웹사이트에서 Discbox / Download 두 방식으로 선주문을 받고 있는 데, Discbox에는 정가가 붙었으되, Download에는 정가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앨범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기부'를 받는 셈이 되는 겁니다.

당황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사람들 분위기 괜찮더군요. 팬들을 믿지 않고서는 채택할 수 없는 방식이잖아요. 게다가 저 방식은 아주 오래된 방식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길거리에서 기타 케이스 열어놓고 노래하는 양반들 생각나지 않으세요? 아직 다운로드 파일의 품질이나 DRM 여부같은 내용은 밝혀진 바 없지만,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보면 DRM 없고 제법 품질 좋은 앨범 전체를 하나의 mp3로 묶은 파일이 제공될 가능성이 높겠죠. 대형 그룹이라 가능한 일이란 말도 맞지만, 그런 지위를 저런데 쓰는 건 매우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게다가, 저 비슷한 모델은 꼭 유명하지 않은 그룹으로도 확장될 수 있겠지요. 덧글에 보면 인디 그룹들이 앨범이나 곡을 올려놓고, 역시 기부금을 내면 받아볼 수 있는 Songslide라는 사이트가 벌써 있더라는 겁니다. 게다가 기부금 중 얼마가 실제로 그룹에게 전달되는 지 결재하기 전에 알 수 있는 모양이에요. 괜찮은 아이디어고 실천이죠.

여하튼 Radiohead, 멋진 놈들이에요. 자세한 내용은 더 기다려 봐야 하는 거겠지만. 참, 저런 파일 같은 거 사면서 도둑놈 취급받지 않고 팬으로 대접받은게 도대체 얼마만인지. 도통 락은 듣지 않는 사람임에도 그냥 저 양반들 팬이 되어버리고 싶은 심정인데요. (boingboing에서)

추가: 맨큐 아저씨는 이걸 '팁'이란 프레임으로 바라보시는 군요. 경제학에는 팁을 주는 행위에 대한 이론이 딱히 없다고, 그래서 Radiohead의 시도에 대해서 뭐라 할 말이 없다고. 하지만 만약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꼭 수업에 써먹겠다고 한 꼭지 남기셨더라는 겁니다. 과연? (Greg Mankiw's Blog에서)

추가: 일단 밴드 대변인의 발표를 보면 적어도 요 며칠간은 제대로 지불한 양반들이 대다수랍니다. 멋져요. (Wired에서)

추가: [The Long Tail]의 크리스 아저씨는 포스트 Radiohead Economics에서 이 시도와 유사한 시도를 몇 개 더 소개해주셨습니다. 예전에 Suggested Price를 두고 했던 결과를 보는 데, Suggested Price으로 지불한 사람들이 80%, 심지어 그보다 더 지불한 경우가 14%나 되더군요. 조금 놀랐습니다. (The Long Tail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