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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울타리/일반

Insight Marketing - LG전자

LG전자 최명화 상무 “고객의 ‘입’이 아닌 ‘마음’을 먼저 봤죠”
입력: 2008년 02월 11일 17:59:02
 
ㆍ‘인사이트 마케팅’ 국내 첫 도입

“고객들의 욕구를 알아내는 것은 무당이 점치듯 주먹구구식이어서는 안됩니다. 인사이트(통찰력)를 가지고 과학적으로 고객의 욕구를 발견해야 하며 이를 먼저 발굴하고 전달하는 것에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습니다.”

 LG전자 인사이트 마케팅(Insight Marketing)팀을 총괄하고 있는 최명화 상무(43·사진)는 11일 “고객의 숨겨진 욕구 파악이 상품개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 마케팅이란 고객이 표현하지 않은 욕구를 ‘통찰’해 제품에 반영하는 것으로, 인텔 등 세계적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도입하면서 세계적 컨설팅사인 매킨지에서 마케팅 전략을 담당해온 최상무를 팀장으로 영입했다. 실속형 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끈 ‘와인폰’, PDP는 대형 TV용이라는 통념을 깨고 제작된 32인치 PDP TV 등이 최팀장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인사이트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마케팅은 고객의 욕구에 기반을 두고 하는 것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대해 우리가 먼저 인사이트를 갖고 접근한다. 기술이 있으니까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므로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고객들의 표현되지 않은 욕구를 발굴하는 것인데.

 “인사이트 마케팅팀은 마켓 리서치를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한다. 인사이트 마케팅은 무당 점괘가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이게 바로 고객이 원하는 거야’ 하는 게 아니다. A부터 Z까지 모든 과정에 고객의 욕구를 적재적소에 반영해주고 의사결정의 기본으로 삼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기업은 신제품의 콘셉트를 잡는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데, 이때 고객을 따라다니고 함께 생활하면서 욕구를 발견하는 인류학적, 심리학적 접근을 하는 것이다. 80여명 정도가 LG전자 내 4개 사업부에 포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다.”

 -고객 욕구를 파악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새로운 냉장고를 하나 만든다고 하면, 연구원들이 고객의 집에서 고객이 실제 냉장고를 여닫을 때 냉장고 안의 각 칸에 어떤 상품을 넣고 있는지, 회사가 의도했던 것과 어떻게 달리 쓰고 있는지 등을 관찰한다. 또 우리 스스로가 2박3일간 고객이 되어 매장에 가서 제품의 경쟁력을 보기도 한다.”

 -최상무도 그런 일을 직접 하나.

 “물론이다. 나는 소비자 행동론을 전공했다. 혼자 커피숍에 앉아 사람들 다니는 거 보는 게 취미다. 가족과 스키장에 가도 스키는 안 타고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나, 어떤 가전제품을 쓸 것 같다 등을 생각한다. 모든 기업들이 비슷한 일을 하기 때문에 성공하려면 더 관심을 갖고 철저하게 해야 한다.”

 -인사이트 마케팅으로 성공한 대표적 제품은.

 “와인폰이다. 2년 전 당시 모든 기능이 합쳐지고 복잡해지는 컨버전스(convergence) 개념이 주도할 때였다. 그런데 그 틈 사이로 꼭 컨버전스만이 능사가 아니다, 간단한 것, 디버전스(divergence)에 대한 고객 욕구가 보였다. 그 정체가 뭐냐를 관찰하기 시작했고, 결국 세련된 디자인과 몇가지 핵심 기능을 추출한 휴대전화가 시장에 어필할 수 있다는 걸 잡아냈다.”

<글 이주영·사진 서성일기자 >